노동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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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견 해피, 안양시노동인권센터를 방문하다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창립 이래 처음으로 민원견이 방문을 해주었다. 이름은 ‘해피’. 만 나이 3세, 사람 나이로 따지면 약 28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곧 취업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 민원견 해피는 노동법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고 한다. 안양시노동인권센터 편집부는 해피와 양승현 노무사님과의 상담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보았다.

민원견 해피, 안양시노동인권센터를 방문하다
해피 | 양승현노무사
부흥동 남씨집안 막둥이 | 안양시노동인권센터 노무사

▲ 해피 : 부흥동 남씨집안 막둥이이자 견생 3년차를 맞이한 귀염둥이 강아지. 좀처럼 짖지 않는 긍정적 성격에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함. ▲ 양승현노무사 :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소속 노무사. 일하는 안양시민을 위한 노무상담, 권익구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

해피와 양승현노무사님과의 노무상담 시작. 민원견 방문은 처음이라 노무사님의 표정에 긴장이 묻어있다.

[해피] 안녕하세요, 노동상담 받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저는 해피라고 합니다. 안양시노동인권센터 노무사님께서 상담을 무척 잘 해주신다고 소문이 나서 찾아왔어요.

[노무사] 잘 찾아오셨어요. 저는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양승현 노무사입니다. 어떤 것이 궁금해서 오셨을까요?

    

Q. 제가 이번에 취업을 준비하려 하는데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요. 사회 초년생이라 근로기준법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또 기초지식도 없이 취직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질문 리스트를 몇 개 적어왔는데 친절한 답변 부탁드려요~
먼저 취업을 하게 되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잖아요? 어떻게 써야 하는지, 유의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우선 근로계약서의 개념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근로계약서는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노동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에 대한 내용을 작성한 문서를 의미해요.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임금, 근로시간, 휴일 등의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해서 교부해야 해요.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필수적으로 명시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어요. 표로 한번 봐볼까요?

<근로계약서 필수 기재 사항>

Q. 혹시 제가 초단시간 근무를 한다던가, 일용직 근무를 하게 될 때도 사장님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요? 그냥 일당을 받고 끝나는 건지 궁금해요.

A. 통상 아르바이트가 초단시간 근로나 일용직 근로가 많죠? 초단시간근로자는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월 근로시간 60시간 미만)이고, 일용직근로자는 고용계약기간이 1일 단위거나 1개월 미만인 노동자를 의미해요. 짧은 시간이나 단기간동안 일하다 보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놓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때도 근로계약서는 꼭! 작성해야 해요.

     

Q. 만약 사장님께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깜빡 잊으신다면, 제가 먼저 작성하자고 해야겠어요! 그런데 제가 이번에 처음 일자리를 구하는 거라서 약간 떨리기도 하는데, 혹시 저희 든든한 오라버니께서 대신 사장님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해도 괜찮을까요?

A. 아뇨. 근로계약서는 사용자와 노동자가 직접 체결해야 하고, 친권자나 후견인이 대신해서 체결할 수는 없어요. 만약 18세 미만 연소 노동자라면 근로계약서를 직접 작성하면서 1. 친권자(또는 후견인)의 동의서와 2. 연령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사용자에게 제출해야 해요. 사용자가 근로계약서와 함께 해당 서류를 보관하고 있어야 한답니다. 자! 이제 기초 이론은 익혔으니 모의 근로계약서를 한번 살펴볼까요?

    

<근로계약서 예시>

    

    

Q. 모의 근로계약서까지 살펴보니 왠지 모르게 취뽀(취업뽀개기) 한 것 같아 뿌듯하네요! 근로계약에 대해선 이해가 조금 된 것 같아요!
이제 다른 것을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개념인 ‘임금’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요. 임금이라는 단어가 참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 같아요. 단순 일당 · 월급이라 생각하면 편하긴 한데. 노동법상 ‘임금’이 가지고 있는 정의나 의미가 궁금해서요.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같은 임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평균임금, 통상임금, 최저임금, 포괄임금 등등 다양한 임금 종류가 있더라고요... 저는 다 비슷한 의미들인 것 같은데... 노무사님, ‘임금’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우리 해피씨가 참 여러 가지 조사를 해보았군요. 근로기준법에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는 ‘임금’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해요. 임금 지급에는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4대 원칙이 있어요. ‘정기일 지급, 전액 지급, 직접 지급, 통화 지급’이에요.

<임금지급의 4대 원칙>

    

  

    

[해피] 임금만 해도 이렇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많네요. 일하면서 받게 될 월급에 이런 규칙이 있었다니 신기해요. 평균임금, 통상임금 등 더 궁금한 사항이 많은데... 다음에 와서 질문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노무사님께 상담받고 싶은 사항이 있을 때마다 안양시노동인권센터 좀 방문해도 될까요?

[노무사] 그럼요. 안양시노동인권센터 노무상담창구는 안양시민 및 안양시 영세사업주, 안양시에서 일하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언제든 열려있어요.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마다 편하게 방문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해피는 예비 견플루언서답게 기념사진(인생견컷) 촬영까지 멋지게 해내고 센터를 떠났다. 안양시노동인권센터는 해피의 노동견권을 앞으로도 쭈욱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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