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전환의 시대, 우리는 진정 유토피아를 향하고 있습니까? 자본의 이윤을 위해 노동의 자리가 기계로 대체되고 대다수 민중이 소외되는 ‘영구 실업 사회’의 위협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미명 아래 기술을 신성시하는 ‘기술-물신주의’를 비판하며, 기술의 속도가 아닌 방향을 결정할 권리가 우리 인간에게 있음을 역설합니다. 단순한 일자리 상실을 넘어 인간의 이타성과 공동체 파괴라는 실존적 위기 앞에 선 지금,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성찰과 실천적 대안을 제안합니다.

이은화
심리상담센터 별심은나무에서 영·유아상담, 아동·청소년상담, 성인상담, 부부·가족상담, 집단상담, 미술치료, 놀이치료 분야의 상담을 하는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관계 속에서 지친 마음, 봄에 만나는 따뜻한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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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겨울의 차가움이 잦아들고, 따뜻한 바람이 반갑게 느껴지는 봄이 왔습니다. 앙상했던 가지에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고, 바람이 따뜻해지듯, 우리의 삶 속에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에게 기댈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숨어 있습니다.
관계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푸른 여름처럼 힘을 주지만, 때로는 낙엽처럼 흔들리며 마음을 무겁게 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의 역할, 가정에서의 책임, 동료와 상사와의 미묘한 거리감까지. 우리는 하루 대부분을 관계 속에서 보내며, 그 안에서 힘을 얻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치기도 합니다. 오늘은 ‘관계 스트레스’라는 주제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 관계 스트레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바람
‣ 사례 1
“팀장이 늘 ‘알아서 해’라는 말만 합니다. 기준도 없고, 책임은 저에게 떠넘기는 기분이라 하루하루가 버겁습니다.” (40대 여성 노동자)
‣ 사례 2
“저는 조용한 성격인데, 괜히 소심해 보이지 않을까,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찍히지 않을까 늘 불안합니다.” (30대 여성 노동자)
‣ 사례 3
“교대근무라 늘 피곤한데, 편하게 휴가를 쓰거나 힘들다고 말하기조차 눈치가 보여요.” (50대 남성 노동자)
‣ 사례 4
“정규직과 계약직 사이 보이지 않는 벽이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데도 ‘우리’라는 느낌이 안 들어 늘 소외감을 느낍니다.” (20대 남성 노동자)
관계의 어려움은 특별한 누군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계절마다 바람이 불듯, 누구에게나 스쳐 지나가는 바람입니다. 작은 오해가 쌓여 마음의 벽을 만들고, 위에서 누르는 압박감과 아래서 기대는 부담감이 동시에 몰려오면 우리는 쉽게 지칩니다.`
이런 긴장은 몸과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잠 못 이루는 밤, 원인 모를 피로, 의욕 저하, 때로는 관계 자체를 피하고 싶다는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문제는 사람인데, 결국 나 혼자만 힘든 것 같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현재 나의 마음 상태는 어떠한지 간단하게 확인해 볼까요?
★ 간단한 마음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 최근 2주 동안 3개 이상 해당된다면, 관계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출근길이 두렵게 느껴진다.
□ 사람들과의 만남보다는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 직장이나 가정에서 누군가와의 관계 때문에 자주 긴장하거나 불면을 겪는다.
□ 작은 일에도 쉽게 화가 난다.
□ ‘나만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 ‘싫다’,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두렵다.
□ 업무나 역할이 불분명해 답답하거나 억울한 감정이 쌓인다.
□ 신체적으로 두통, 피로, 소화 불량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 일하는 도중 자꾸 실수를 하거나 집중이 잘 안 된다.
□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허무함이 든다.
□ 예전에는 즐겁던 일들도 요즘은 무덤덤하거나 귀찮게 느껴진다.
➡ 3개 이상 해당된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동료, 가족, 혹은 상담자와 나누어 보시길 권합니다.
🌸 관계를 성숙하게 바라보는 작은 연습
관계를 피할 수 없다면, 봄에 열매를 품듯 우리도 다른 시선으로 관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 마음을 경청하고, 나를 표현하기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마음의 결까지 읽어내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나는 이렇게 느낀다”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면,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내 경계를 지킬 수 있습니다.
· 건강한 경계 세우기
모든 관계에서 기대에 맞추려 애쓰기보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는 선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니오”라고 말할 용기는 나를 지키는 중요한 힘입니다.
· 나를 돌보는 회복 습관
봄 산책, 따뜻한 차 한 잔, 좋아하는 음악처럼 일상의 작은 쉼표가 관계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지 않게 해줍니다.
이 모든 것은 ‘내 마음을 아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나의 색깔을 알아야, 타인의 마음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가능한 치유
그러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바람도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권력의 불균형 같은 문제는 혼자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 심리상담
감정을 안전하게 탐색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계의 어려움을 짚으며 새로운 대처 방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 전문가 지원
법률 상담 등 제도적 도움을 통해 침해된 권리를 되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군가의 전문적 지원은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상담자로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이미 회복의 길 위에 서 계신 겁니다.”
🌸 함께 걷는 길 위에서
관계는 우리 삶의 기쁨이자 때로는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짐을 나눌 때 관계는 무게가 아니라 따뜻한 동행이 됩니다.
봄이 알려주는 가장 큰 지혜는, 여린 새싹에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강인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관계 속 상처와 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안에서 여전히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과 회복의 빛이 있습니다.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세요. 지쳐 멈추었을 때 옆에서 발걸음을 맞춰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이 계절의 진짜 따뜻함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관계의 무게가 버거우시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그 길을 걸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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